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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개봉한 줄리&줄리아 영화는 노라 에프론 감독의 영화입니다. 영화는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195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요리를 배워 책을 출판하기까지의 내용을 그렸고, 2000년대의 줄리라는 인물이 그 책에 있는 요리를 직접 만들고 블로그에 리뷰하는 내용이 교차되면서 연출됩니다.
단순한 요리 영화라고 하기보다 시대가 다른 두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삶을 그려 갔었는지, 일에 대한 열정과 행복에 대해 감상하면 조용한 감동과 웃음을 머금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무료한 삶 속에서 발견한 일의 시작
두 주인공은 시대가 다르지만 요리라는 매개체로 닮은 점과 다른 점, 그리고 상황의 어려움 등을 나열하며 그려집니다. 줄리아는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프랑스에 오지만 다른 외교관 부인들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일을 찾으려고 합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줄리아는 요리를 배우기로 하고 심도 있는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위해 그 당시 여성에게는 쉽게 기회를 주지 않았던 학원에서 남자들만 있는 전문가반에 들어가 열심히 요리에 매진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프랑스어를 잘 못해서 요리책을 사서 볼 때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노력한 만큼 점점 실력이 월등해져서 우등생이 된 줄리아는 그 후에 모임에서 만난 프랑스 요리책을 집필한다는 두 친구와 친분을 맺으며 같이 요리책 출간을 위해 참여하고 결국에는 책이 출간되어 프랑스 요리의 대모로 일컬어지는 업적을 남기게 됩니다.
줄리 역시 남편을 따라 퀸즈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작가가 꿈이었지만 현실은 전화 상담하는 공무원으로 잘 나가는 주변 친구들과 엄마의 잔소리를 배경으로 점차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작가 커리어는 잘 풀리지 않게 되는 상황입니다.
남편이 블로그로 글을 써보라고 권유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을 보며 직접 요리하는 것으로 365일간 524개의 레시피를 리뷰한다는 명목으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초반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점점 사람들이 그녀의 글을 보게 되고 유명해지며 줄리아의 책을 출판한 편집장 주디스 존스가 집에 방문하기로 했지만 약속 당일 취소가 되고 실망이 컸던 줄리는 풀어지지 않는 기분과 함께 남편과 다투게 됩니다.
그 후 자신을 돌아보며 줄리아와 자신의 차이가 무엇이었는지 잘못을 블로그에 적고 이후 남편과 화해하며 다시 블로그에 매진하게 됩니다. 줄리는 요리에 실패하거나 일이 시작한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좌절과 우울감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결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하는 등 날이 갈수록 유명해지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두 사람은 자신의 현실에서 어떤 한 가지 일을 선택해서 매진하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어려움과 포기해야 할 상황들이 놓이지만 두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성공을 하게 되고 그것이 행복으로 이어지며 좋은 결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무료한 삶 속에서 발견한 자신의 일에 대해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일깨워 주는 영화였습니다.
닮았지만 다른 의미
영화는 두 사람이 요리라는 소재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줄리아는 줄리의 블로그를 못마땅해한다는 이야기로 줄리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저는 요리를 사랑하는 줄리아가 요리 블로그를 그렇게 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자신이 진심 어린 열정과 책을 출판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는 요리의 내용이지만 그 글을 쓰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을 지지하고 언제나 용기를 주는 남편이 곁에 있는 줄리와 줄리아, 그리고 무료한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에 매진하는 것도 닮았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줄리는 줄리아의 요리책을 좋아하고 그녀도 존경하지만 블로그로 인한 인기와 명성으로 인해 초심이 흐트러지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요리보다 블로그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면 줄리아가 언짢아했다는 게 이해 가능할 것입니다. 실제로도 달갑지 않았다고 말했고 영화 자체는 어느 정도 미화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줄리가 진심으로 요리를 사랑해서 그런 건지 블로그 기획 자체에 의도가 있어서 콘텐츠의 효과를 보기 위해 그랬던 건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까지 생각하면 따뜻함의 감동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 장면에 줄리가 좋아하는 재료인 버터 한 덩이를 들고 줄리아 박물관에 가서 줄리아 차일드 사진 앞에서 가지고 온 버터 한 덩이를 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진정으로 요리를 즐기고 요리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의미로 해석되는 장면 같습니다.
줄리가 요리를 좋아하지 않다가 좋아하게 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요리를 좋아하지만 진정으로 줄리아에게 배운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블로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실망감보다는 줄리아 차일드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이로써 영화는 따뜻하고 잔잔한 매력을 가진 영화로 마무리됩니다.
따뜻한 요리와 삶의 변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영화를 보다 보면 음식 때문에 자꾸 군침이 돌았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군다나 프랑스 요리라 실제로 요리책을 구입해서 해 먹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요리가 맛있어 보이는 것은 메릴 스트립의 정말 리얼한 연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존 인물을 그대로 복사해 놓은 것처럼 연기가 얼마나 출중한지 목소리톤, 말투, 표정 , 행동이 그야말로 포근한 어머니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작품마다 역할 자체에 빠져드는 힘은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요리책이 출간된다는 편지를 보며 아이처럼 좋아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몸을 양쪽으로 왔다 갔다 움직이며 만세하고 소리치는 행동이 정말 아이같이 순수한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요리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랑을 느끼게 해 준 캐릭터 덕분에 요리 자체도 따뜻한 감동을 전해 줍니다.
요리책을 보며 따라 했던 줄리도 서서히 요리에서 오는 행복과 기쁨을 느끼고 그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며 자신이 시작한 일을 목표로 했던 처음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 또한 줄리아 차일드의 진심 어린 요리의 울림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잊고 살고 있던 나의 꿈과 목표는 무엇이며 그로 인해 삶의 변화를 상상해 보았는지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