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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은 소설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제인 오스틴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며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으로 출연하였습니다. 2006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이제 고전영화가 되어 버렸지만 아직까지도 가끔씩 꺼내보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작 소설도 많이 읽기도 하죠. 소설을 먼저 읽고 싶었지만 일단 영화부터 감상했습니다. 사랑에 빠진 남자 주인공의 진실한 마음이 진한 애틋함으로 전해져 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남자주인공 다아시 (매튜 맥퍼딘)의 섬세한 몸짓과 눈빛연기가 인상 깊었고 진한 스킨십 없이 남녀의 감정교류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그는 오만해요

 

조용한 시골 마을에 사는 엘리자베스 베넷 ( 키이라 나이틀리)은 영화에서 애칭으로 리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당돌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성으로 나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딸들에게 재산이 상속되지 않기 때문에 부유한 집안으로 시집보내고 싶어 하는, 어떻게 보면 극성맞아 보이는 어머니와, 그런 성향과 반대로 자녀들을 사랑으로 조용히 지켜보고 마음으로 헤아려 줄줄 아는 아버지 사이에 5명의 각기 다른 개성의 딸들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중심은 둘째 딸인 리지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부유한 집안의 빙리라는 사람과 그의 친구인 다아시가 마을에 오게 되고 무도회에서 리지는 다아시와 첫 만남을 갖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리지는 오만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별히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는 듯한 무뚝뚝함과 리지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예쁘지 않다고도 말을 합니다. 스토리가 흘러감에 따라 점차 리지는 그를 오만한 사람으로 아예 인식해 버리고 맙니다.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편견을 갖은 상태로 다아시를 대합니다.

 

 

 

 

 

이중적인 사람의 실제 모습

 

리지는 나름대로 사람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빠르다는 것에 자부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다아시라는 사람을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몇 번 만남을 통해 그를 파악했고 오만한 사람으로 취급해 버립니다. 하지만 위컴이라는 남자에게서는 처음 만났을 때 호의적이고 친절한 모습을 보고 호감을 갖게 됩니다. 여기서 반전은 다아시는 알고 보니 타인에게 따뜻하고 친절하며 선행도 많이 하는 정말 괜찮은 남자였고, 위컴이라는 남자는 거짓말을 일삼고 돈을 보고 사람에게 접근하는 한마디로 좋은 남자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상대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면서 선뜻 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리지의 편견이라는 초점뒤에는 오만함이 공존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실제로 살면서 많이 일으키는 편견 중에 하나 일 것입니다. 그러니 리지의 편견은 관객들마저도 다아시가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그것이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리지의 친언니인 제인은 다아시의 친구 빙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다아시의 충고로 빙리는 제인과 만나지 않게 되어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이것 또한 리지가 보았을 때 다아시가 언니의 사랑을 방해하는 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제인은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리지만 알고 있습니다.

 

다아시가 친구에게 조언했던 것은 표현이 별로 없는 제인이 그저 돈 때문에 결혼을 하려고 하는 꼼수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친구를 위해 했던 행동이었습니다. 이것 역시 다아시가 제인에 대한 편견을 갖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었죠. 워낙 부잣집에 시집보내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극성스럽고 경박스러운 모습을 보아 왔기 때문에 제인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고의는 아니었지만 친구로서 정직하게 조언한 것이라고 리지에게 말을 해줍니다.

 

리지와 다아시 만의 오만과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로 오해하는 것들이 다분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리지를 향한 다아시의 사랑을 바탕으로 다아시는 리지의 언니와 친구인 빙리를 다시 재회하게 돕습니다.

사람의 진실한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행동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점차 다아시의 다른 이면의 모습을 알게 되고 자신이 호감에는 우쭐하고, 무시에는 화가 나버리는 경솔했던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며 자신의 편견과 무지를 깨닫고 마지막에는 다아시의 마음을 받아줍니다.

 

 

오만과 편견의 해소는 동시에 사라진다

 

다아시가 보이는 표면적인 오만한 모습이라고 오해를 불러일키는 행동 뒤에는 진실한 사랑이 숨어 있었고 따뜻함의 감정이 있습니다. 편견을 갖게 하는 오만한 행동과 그 오만한 것처럼 보이는 행동으로 편견을 갖는 것, 오만과 편견은 뗄 수 없는 사람관계를 그리는 문제 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아이러니 한 것은 사랑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아시가 리지에게 반하지 않았다면 리지의 편견은 그대로 이어져 사실로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관심입니다. 다아시가 그녀에게 반해 처음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주 흐릿한 지속적인 행동들로 조금씩 눈길을 주며 지켜보고 고백까지 하며 둘은 점차 속마음을 꺼내 말을 하게 됩니다. 사랑이 없었다면 그냥 묻힐 편견이 아니었을까요? 친절하고 상냥한 다아시였지만 자기와 상관도 없고 친하지 않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었다면 말을 걸지 않았을 다아시였으니까요

 

영화 속 오만과 편견의 해소는 동일하게 흘러갑니다. 오만함이 아니었다는 것만 알면 편견은 사라집니다. 애초에 오만하다고 느끼게 하지 않았다면, 예를 들어 위컴처럼 처음부터 다정다감하고 호의적인 사람이었다면 나쁜 편견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오만함이 편견이 아닌 정말 맞는 것이라면 그것은 편견이 될 수도 없는 것이 아닐까요? 편견이 해소되면 오만함도 없어져야 하는 것이고 오만함이 없다면 편견도 갖지 않게 되며 둘 중 하나가 해소가 되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하나도 사라지게 됩니다.

 

좋은 쪽이던 나쁜 쪽이던 편견은 사람들이 많이 일으키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둘의 사랑을 놓고 보았을 때 이 두 가지가 잘 해소되었기 때문에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했던 것은 자신들의 틀을 깨려고 했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섬세한 연기

 

영화를 보다 보면 다아시가 갑작스럽게 고백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나 티 안 나게 그녀에게 관심을 주었기 때문이고 영화 자체를 그렇게 연출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쉽게 그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파악 못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아시의 시선처리 그리고 손의 긴장감, 리지와 대화할 때만 다아시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연출을 보면 다아시의 고백이 뜬금없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아시는 처음부터 그녀에게 반했다고 할 수도 있고 그 사랑은 점점 진해진다는 것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아시의 눈빛연기와 애절하고 사랑에 빠져 어찌할 줄 모르는 순정적인 남자의 섬세한 연기가 저는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를 본 여성들은 그런 남자로 이상형이 바뀔 수도 있을 정도로 진지하고 멋있는 한 남자의 고백과 사랑의 노력이 그만큼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스킨십이 진하게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 안에서 미미한 사랑의 긴장감의 표현이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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