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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영화로 2007년에 개봉하여 관객수가 상당히 많았던 판타지 로맨스 음악 영화입니다.
한국에서 큰 반응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상영시간은 101분이며 감독 주걸륜이 주연과 각본 음악까지 맡았던 점에서도 주걸륜에 대한 관심을 끌었던 작품입니다. 예술 학교가 배경이고 피아노 치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음악 영화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피아노 음악을 평가하기보다 로맨스를 집중하여 감상하면 피아노 연주에 대한 편견 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아노 배틀에서 빨리 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의견이 좋지 않은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주는 너무 좋았고 두 주인공이 함께 치는 곡은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
여자 주인공인 샤오위(계륜미)는 과거에서 20년 후인 미래로 와서 상륜(주걸륜)을 만나게 됩니다. 상륜은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학생으로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옛 음악실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샤오위와 첫 만남을 갖게 됩니다. 음악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관심을 갖게 되고 이후에도 두 사람은 애틋한 마음으로 만남을 가집니다.
사실 샤오위는 20년 전 이 예술고등학교의 학생으로 우연히 'secret' 악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악보를 보고 연주를 해서 20년 후인 미래로 오게 된 것입니다. 악보에는 속도대로 치면 미래로 갈 수 있고 그것보다 더 빠르게 치면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렇게 샤오위는 피아노 연주로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합니다. 사실 샤오위는 천식을 앓고 있었고, 이 악보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합니다.
과거의 샤오위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지만 그것은 미래의 사람이었고 그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학교 선생님뿐 아니라 엄마까지도 걱정만 할 뿐 진지하게 믿어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혼자가 된 샤오위는 마지막으로 상륜을 보기 위해 다시 미래로 갔다가, 상륜에 대한 오해가 생겨 과거로 돌아오고 이상하게 생각한 상륜은 모든 것을 알게 되고 음악실이 철거되기 직전 그 악보를 빠르게 연주하며 샤오위가 있는 20년 전 과거로 돌아가게 됩니다. 시공간을 넘은 사랑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영화 동감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이런 소재로 대만 영화가 이 정도의 감동을 주었다는 것에 놀라며, 여러 번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피아노 연주라는 아름다운 음악과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풋풋한 감성을 자아냈기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피아노 연주 영상도 계속 돌려보고 두 사람이 엇갈릴 때마다 가슴 졸였던 게 기억납니다.
로맨스의 긴장감
시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매번 볼 수 없었고 여자 주인공이 미래에서 왔을 때 처음 본 사람에게만 보이고 대화할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주인공은 엇갈릴 때도 있었고 실제로 같이 있는 공간이었는데도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상륜은 같이 춤을 췄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춤을 혼자 추는 걸로 보이거나 피아노 배틀에서도 샤오위가 칭이 와 대화하는 장면은 상륜에게는 칭이 혼자 말하는 걸로 보였습니다.
선생님이 캐비닛을 열었을 때 있어야 할 사람이 안 보이는 것과 같이, 시공간의 차이와 부가적인 제약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도 보는 관객들도 미묘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의 만남뿐 아니라 볼 수 있는 사람만 보이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 말해야 하는 요소를 집어넣은 것이 영화에 재미를 더해 한층 몰입감을 부여해 주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결말의 이면
영화를 보다 보면 결국 둘은 다시 만나게 되고 이제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할 필요도 없이 같은 시대에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이야기가 끝난 이후의 두 사람이 어떻게 될지는 관객들의 몫이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점들이 한두 개씩 생길 수도 있습니다. 상륜이 과거로 돌아가게 되었다면 학교 선생님 (상륜의 아버지)는 아들을 잃게 되는 것이고, 상륜이 돌아가지 않았다면 현재의 샤오위는 살아 있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상륜 아버지가 얘기하는 걸로 보아 이 세상에 없는 사람으로 표현되지만 이것 또한 확실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년 후의 여자 주인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아무튼 영화에서는 상륜이 과거로 돌아가면서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저는 두 사람이 끝까지 오래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재회는 정말 다행이었지만 이러한 시대를 뛰어넘는 판타지 영화는 말로 표현 못 할 작은 슬픔도 같이 밀려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피아노 연주도 너무 좋았고 철거되기 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악보를 보며 피아노를 치는 남자 주인공의 마음으로 인해서 애절한 사랑을 느끼게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