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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것

 

2012년 임수정과 이선균의 로맨스 멜로 영화입니다. 류승룡의 진지한 코미디 연기까지 어우러져 영화의 재미를 더해줬습니다. 상영시간은 121분이며 감독은 민규동 감독입니다. 결혼생활 중인 두 주인공 사이에서 남편이 아내와의 이혼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헤어지기 위해서 어떻게 저렇게 까지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내와 끝을 내기 위한 남자 주인공의 노력을 보면 어이없기도 하지만 그사이 중간에 섞인 에피소드들은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남녀의 모든 사랑의 시작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이 뜨겁게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과 관계가 오래 지속될수록 점점 식어가기 마련입니다. 남자 주인공처럼 이혼하고 싶어서 어이없는 방법까지 쓰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정말 관계를 끝내고 싶을 때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영화였습니다.

 

익숙함의 함정

두현(이선균)은 아내의 성격 때문에 이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동네 최고의 카사노바를 섭외해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생각하면 남편이 정말 못된 남자라고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그만큼 아내인 정인(임수정)의 성격은 누가 봐도 밉상이고 피곤한 스타일입니다. 저라도 저런 성격의 사람과는 같이 못 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불평불만과 독설을 멈추지 않는 정인은 그 모든 것을 남편과의 대화에 쏟아붓습니다. 아내에게 질려버린 두현은 강원도로 발령을 가서 혼자만의 생활을 꿈꾸지만 정인은 그곳까지 따라갑니다. 

이웃집 남자 성기(류승룡)가 카사노바라는 것을 알게 된 두현은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하고, 모든 것을 접고 은퇴한 성기는 첫 제안을 거절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거들떠도 안 보는 정인을 보며 유혹을 결심하고 실행하지만 결국 정인의 매력에 빠져버립니다. 그것을 알게 된 두현은 질투심이 생기고 정인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며 옛 추억을 생각하게 됩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의 말이 딱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 헤어지고 싶은 사람

 

처음 만났을 때 분명 그렇게 많이 사랑했지만 콩깍지가 벗겨진 후 편하다 못해 지겨워진 마음은 누구나 겪어 보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왜 사랑을 시작했고 무엇 때문에 그 사람에게 싫증을 느낀 것일까요?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면 관계를 끊어내는 방법밖에는 없었을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두현은 절실할 정도로 이혼을 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이혼의 성사 여부가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을 것입니다. 거기에 정인을 유혹하기 위한 성기의 유혹 전략에 예측 불가능한 웃음들을 자아내며 풍성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랑 헤어지고 싶은 사람, 사랑을 몰랐지만 사랑하고 싶어진 남자의 대비되는 전개 또한 몰입하기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초적을 둔 부분은 정인과 대화할 때의 성기의 모습이었습니다. 정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호응해주고 공감대를 형성해 주는 것이 두현과 너무 다른 점이었기 때문의 정인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누구나 해줄 수 있는 일이었고 과거 두현과 정인은 서로 그렇게 해왔을 것입니다. 그것이 결여되어 침묵으로 변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정인 나름대로의 노력이 그렇게 표현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대화의 결여는 오해가 쌓이고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매력 넘치는 역할

 

각자 캐릭터 성향이 너무 뚜렷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세 사람 모두 극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인은 과하게 말이 많고 불평불만에 주변 사람들이 피곤해하는 스타일이지만, 반대로 두현은 아내에게 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것과 달리 뒤에서는 처음 만난 이웃에게 아내를 꼬셔달라고 하는 대범함을 보여줍니다. 성기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벌여가며 능청스러우면서 오글거리는 멘트를 진지하게 내뱉은 과한 카사노바의 이미지를 충분히 잘 연기해 주었습니다. 특히 류승룡의 연기가 없었다면 심심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정인의 독설은 초반에 단점으로 부각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정인의 성격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두현의 마음이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 아내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해피엔딩이 된 것은 두현이 끌어드린 성기의 역할이 컸습니다. 두현은 아내에게 돌아갈 운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헤어지고 싶어서 최후의 수단으로 내밀었던 방법이 결국 아내를 다시 사랑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의 시작과 갈등, 그리고 이야기의 끝으로 어우러지는 심리의 변화를 보는 재미가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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