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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연애

 

2019년 트렌드를 입힌 로맨스 장르의 영화입니다. 보통의 연애는 솔직하고 현실적인 두 남녀의 다른 연애관이 과거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사랑을 키우는 계기를 풀어나갔으며 조연들의 연기 또한 각자 캐릭터들을 잘 살려 영화의 재미를 한층 높였습니다. 주연은 김래원과 공효진으로 맡은 역할에 맞게 연기의 내공을 잘 녹였다고 생각합니다. 김래원의 취중 연기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보는 제가 취한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설정이 반복되다 보니 다른 측면에서는 지루함이 조금 느껴지기도 했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아닌듯해 보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가끔 정상이 아닐 때가 많다는 걸 망각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영화였습니다.

 

 

로맨스 코미디 전문

김래원은 누아르 장르나 액션 영화에서 보인 모습과 사뭇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옛 여자 친구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미련을 놓지 못하는 남자의 모습을 안쓰러울 정도로 잘 연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직장인의 취중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해 주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공효진도 로맨스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배우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캐릭터를 잘 살려서 집중도를 올려주었습니다. 만났던 남자에 배신을 당한 경험, 처음 만난 남자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었던 상처 때문인지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이지만  할 말은 다 하는 당찬 캐릭터로 제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저는 이 두 배우 연기가 잘 어우러질 것 같은 느낌에 보게 되었고 , 그 이후로 한번 더 볼 정도로 제 취향과 코드가 맞았던 것 같습니다. 비정상적인 것 같지만 나 또는 우리 주변 친구들 얘기이고 엉망진창인 듯 하지만 지극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스토리를 보고 있으니 사람 냄새나는 휴머니즘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랑스러운 연기와 망가지는 모습 또한 어울리는 두 배우와 조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연애의 끝과 시작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에서 여자 친구가 바람피우는 것을 본 재훈(김래원)은 파혼을 하게 되지만 이별의 후유증으로 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고 술에 취할 때마다 연락을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지극히 정상적이지만 술만 취하면 이상한 버릇에 길들여진 것이 몸에 배어 거의 매일 그렇게 상처받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안쓰러울 정도로 보여줍니다. 반면 선영(공효진)은 바람피운 남자 친구가 매달리지만 매몰차고 차갑게 대합니다. 그 남자가 그 남자이다. 사랑에 환상 따위는 없다는 선영의 연애관과 다르게 재훈은 순정남의 이미지로 캐릭터가 그려졌습니다. 사실 선영이 사랑에 환상이 없다는 것은 그동안 만나왔던 남자들에게 받은 상처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들의 연애관에 대해서 참견하며 만날 때마다 서로 티격태격하며 말싸움도 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일들로 둘은 가까워지게 되니만 선영을 향한 회사 사람들의 험담 사건으로 선영은 퇴사를 하게 됩니다. 재훈은 그런 그녀를 걱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영은 회식자리에 찾아가 회사 사람들의 개인적인 비밀을 폭로하며 당당하게 복수를 하고 재훈과 선영은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짓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연애가 시작됨을 예고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로맨틱하지 않은 로맨스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색다르고 감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SNS 대화창이 그대로 영화 장면에 노출되니까 메시지의 감정 전달이 더 실감 났습니다. 진부한 로맨스 영화보다 조금 더 장난스러운 느낌을 주어 에피소드들을 풀어나갈 때 무겁지 않게 해주는 효과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사 자체도 직장에서는 존댓말을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반말이 나오고 거친 단어를 쓰거나 말다툼을 하거나 험담을 할 때도 재훈과 선영은 거리낌 없어 보였습니다. 또한 취중에서 스킨십도 거침없이 적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런 모습들이 기존의 로맨틱하고 수줍고 풋풋한 느낌의 영화와는 차별성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좋고 싫음을 자기 방식대로 자유분방하게 표현하고 연애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하룻밤을 보내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주인공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한편으로는 엉망 같았습니다. 영화에 술자리가 많이 나와서 더욱 그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들이 오히려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내 과거의 실패한 사랑 때문에 한동안은 엉망이었고 진심을 주기 두려웠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상처를 보듬어줄 새로운 사람과의 시작에서 다시 또 온전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반복되는 우리의 보통의 연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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